"성수동 팝업 임대료는 부르는 게 값"…건물 한채 빌리면, 1주일 1억 각오해야

입력 2023-12-14 18:44   수정 2023-12-21 17:08


30여 년 전만 해도 서울 성수동은 땅값이 싼 동네에 속했다. 원래 명동에 둥지를 트고 있던 수제화 거리가 1990년대 성수로 이동한 이유 중 하나도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억 소리’가 절로 나는 서울 대표 상권으로 천지개벽했다. 다양한 카페와 편집숍 등이 들어서며 전국에서 가장 ‘힙’한 곳으로 탈바꿈한 결과다.

이런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대여 기간과 공간의 크기, 입지, 층수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성수동 중심부 대로변의 프리미엄 건물 하나를 장기간 통째로 빌리는 방식으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고자 한다면 1주일 임차료로 1억원 이상도 각오해야 한다. 연무장길에 있는 26.4~33㎡ 규모 공간을 2주간 빌린다고 하더라도 700만~1000만원가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비싼 가격에도 팝업스토어를 개설하고 싶다는 기업이 줄을 섰다. 그만큼 브랜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어서다.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성수동 팝업스토어 임차료는 부르는 게 값”이라며 “인기가 좋거나 6개월~1년 단위 등 장기 계약을 주로 맺는 장소 중에선 벌써 2025년까지 예약이 꽉 찬 곳도 있다”고 전했다. 여러 군데에서 팝업스토어 쇼룸을 내고 싶다는 요청이 동시에 들어와서 집주인이 제안서를 검토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성수동에선 ‘팝업 문의’라는 광고 문구를 써 붙인 부동산이 적지 않다. 다른 동네에선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팝업스토어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임차료는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임대료 상승폭 제한(연 5%) 규정이 있긴 하다. 하지만 팝업스토어 같은 단기 임대는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대금 납부 방식은 기본적으로 협의사항이라 정형화된 틀은 따로 없다. 계약금 50%, 잔금 50%로 계약하기도 하고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세 단계로 나눠 진행하기도 한다.

팝업스토어를 고려할 때 순수 임차료만 생각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인테리어 공사나 철거를 임차인이 직접 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디자인과 시공, 철수, 폐기물 처리 관련 비용은 대략 3.3㎡당 200만~250만원이다. 66㎡ 정도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할 때 임차료를 제외하고도 5000만원은 필요하다는 얘기다. 390㎡ 규모 대형 팝업스토어에 인테리어 등 부대 비용으로만 2억5000만원이 나온 사례도 있다.

임차 기간에 시설물 설치와 철거 등 작업을 모두 마쳐야 한다. 따라서 순수 쇼룸 운영기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해가며 인테리어 등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엔 팝업스토어 관련 컨설팅부터 공간·인테리어 중개, 운영 등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가 생겨나는 추세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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